한국 전통건축 용도별 구분
Posted 2005. 3. 31. 09:06궁궐은 국왕이 거처하며 정무를 관장했던 정궁, 그리고 임시적으로 이용했던 행궁이 있다. 서울의 5대 궁궐 가운데 경복궁은 정궁으로 격식을 완벽하게 갖추었고 도시의 중심이 되었다. 임진란 후 상당기간 정궁의 위치는 창덕궁으로 넘어갔지만, 창덕궁과 창경궁, 경회궁, 덕수궁은 원래부터 이궁으로 계획되어 규범적 구성보다는 지형과 주변 도시조직에 맞추어 유기적으로 구성되었다. 행궁은 피난용이나 여행용으로 건설되었다. 남한산성과 강화도의 행궁이 앞의 예라면, 수원과 온양의 행궁은 뒤의 예이다. 정궁과 이궁은 모두 정무시설 생활시설 정원시설로 구성된다. 또한 정무시설은 정전 편전 침전의 삼전을 격식으로 갖추게 된다. 생활시설은 왕족들과 궁인들의 거처로 매우 복잡한 미로와 같이 구성되었지만, 지금은 그 전모를 보존하고 있는 예는 전혀 없다. 정원시설을 공공정원과 왕족전용인 사적정원으로 나뉜어진다. 경복궁 경회루 일대와 창덕궁 부용정 일대가 공공정원으로 기능하였다면, 경복궁 향원정과 창덕궁 뒤의 광대한 후원은 전용정원이었다. 창덕궁 후원은 한국 정원의 정수로서 관영건축 중 가장 뛰어난 수준으로 평가된다. 중앙과 지방의 행정관청들을 공해라 부른다. 서울의 공해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남아있지 않지만, 지방에는 각 지역의 동헌과 내아 등 관아건물들이 남아있다. 예나 지금이나 관아건물들에서 예술적인 감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객사는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들을 접대하는 국립호텔쯤 되는 것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기능으로 국왕을 상징하는 궐패를 모셔서 서울의 경복궁과 같이 도시의 중심에 위치하였다. 궐패를 모신 중정부분과 접대용의 양 날기채로 구성되다. 낙안객사, 거제객사 등이 잘 남아있다. 충무의 세병관과 여수의 진남관은 대표적인 병관들이다. 모두 충무공과 관련된 유적이어서 항구를 바라보는 언덕에 위치한다. 규모가 크고 반복적인 구성이며 견고하다. | |
| 유교와 유학을 구분하기 어렵듯이, 서원과 향교는 교육시설인 동시에 종교시설이다. 단 서원이 사립교육기관이라면 향교는 국립기관이다. 서원의 강당과 동서재는 교육시설이고, 사당은 종교시설이다. 최초의 서원인 소수서원은 자유로운 구성을 하는 반면, 이후의 서원들은 규범에 얽매어 있다. 그 가운데서도 병산서원, 옥사서원, 도산서원, 도동서원 등 영남학파의 서원들은 특유의 건축적 절제성이 자연 경관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반면 기호학파의 돈암서원과 필암서원은 인위성이 부각된다. 향교의 대성전은 공자의 사당이고, 명륜당은 학교다. 향교의 형식은 매우 공식적이어서 특색을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나 영남과 호남, 충청의 지역차는 뚜렷하다. 서울의 성균관이 향교건축의 원형이라면, 나주향교, 경주향교, 강릉향교가 수준있는 지방향교들이다. 유교건축은 궁극적으로 선조들을 제사하기 위한 시설이며, 묘의 성격을 갖는다. 이 가운데 왕가의 사당인 종묘와 토지신, 곡식신을 제사하는 사직은 한 국가를 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시설이다. 서울의 좌측에 종묘가 우측에 사직단이 있다면, 지방도시는 이를 향교(문묘)와 사직으로 대신하였다. 종묘는 동양의 파르테논으로 불릴 정도로 유교건축의 이상을 실현한 작품이다. 최소의 요소로 최대의 다양한 체험을 가능케 한다. 재실은 가문의 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하고, 선조의 묘지에 제사를 지내는 재사 혹은 재궁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안동 일대의 몇 재사들은 매우 뛰어난 공간적 구성을 보여주는 명품들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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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집에 딸린 정원보다는 별서와 같이 독립된 정원들을 거론한다. 여기에는 동양적인 인차의 원리가 적용된다. 한국 정원은 자연과 같은 인공성이 두드러진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 부용정정원, 영양 서석지, 청평 문수원 등을 대표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면밀히 관찰하지 않으면, 어디부터 자연이고 인공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누각과 정자는 그 자체의 내부적 기능보다는 외부 환경의 경관을 감상하기 위한 건축물들이다. 따라서 올바른 감상은 누각 정자의 외형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안에 앉아서 바깥을 내다 보는 일이다. 밀양 영남루, 남원 광한루, 삼척 죽서루가 대표적인 누각이라면, 창덕궁 후원의 정자들을 정자의 대표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곳곳에 산재하는 뛰어난 정자들은 아직도 전모가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수가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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