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
Posted 2005. 3. 16. 20:32경 남 도 립 미 술 관
․대지위치 : 경남 창원시 사림동 1-2번지 일대
․건축면적 : 1,958.00㎡
․연면적 : 5,914.70㎡
․조경면적 : 6,248.30㎡
․건폐율 : 10.04%
․용적율 : 21.7%
․규모 : 지하1층, 지상3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 화강석버너구이, THK24 복층유리
(99년 현상설계 당선안 개요)
그림 1) 99년 엄&이건축 현상설계 당선안
01. 지형학과 배치(topography & placement)
경남도립미술관은 풍수적으로나 도시계획적으로 볼 때 뛰어난 입지를 갖는다. 경남도청과 경남지방경찰청과 함께, 경남도립미술관은 풍수적으로는 창원시의 주산(主山)격인 정병산을 뒤로 하고 있으며, 정면으로는 격자체계로 이루어진 계획도시 창원의 주요도로인 중앙로를 마주본다. 미술관이 창원의 중심지가 아닌 산지와 도시외곽에 위치해서 일반인의 접근성이 다소 불리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경남도립’ 미술관로서 갖는 위상과 의미에 고려한다면 그에 걸맞는 대지와 입지조건이라 할 수 있다(그림1).
그림 2) 요소로서의 입구 캐노피와 카페테리아 : 그러나 이러한 유리 볼륨들은 내부공간과 맞물리지 않는다.
미술관의 배치는 이와 같은 도시적 맥락을 이해한 듯 의도적으로 수평으로 긴 메스와 벽을 함께 보여주면서 강한 도시축과 대응한다. 약 100여 미터의 광장을 거쳐서 진입보도를 따라가 보면, 미술관은 도로레벨보다 약 4~5m 올려져서 1층이 시작된다(그에 반해 관리인 영역과 동선은 외부에서 지하1층으로 바로 진입한다.). 이는 산지 아래의 구릉지의 조건을 이용함과 동시에 미술관을 관람객의 진입과정을 보다 긴장감 있게 연출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설계자의 대지와 도시에 대한 인식에서 나온 건물의 배치계획은 건축계획이라기보다는‘지형학적 계획(topographical design)’이라고 할 수 있다. 배치도를 살펴보면 지형학적 요소가 하나 더 있음을 알게 되는데, 건물 우측으로 뻗은 가벽과 함께 건물 뒤편 조각마당으로 시선을 돌아가게끔 하는 거대한 원형의 벽과 계단이 그것이다. 건물 정면에 서면, 시선과 동선이 건물 뒤편 조각공원으로 건물을 관통하기 보다는 타원형의 카페테리아를 따라 우측으로 돌아서 조각공원으로 향하게 된다.
그림 3) 커튼월과 가벽
02. 요소들(elements)
도시와 마주보는 남측입면은 분명 구성적이라 할 수 있다. 도립미술관 남측입면은 좌측에 유리계단실, 중앙홀을 암시하는 커튼월과 독립된 입구 캐노피, 휴식공간으로 쓰이는 타원형의 카페테리아, 그리고 우측 끝으로는 내부공간의 긴 램프를 형상화한 유리볼륨, 이 모두가 요소화 되어 구성된 입면이다. 미술관의 전체적인 형태구성을 분해해보면, 도시축에 대응하는 화강석의 메스가 바탕(ground)이 되고, 그 바탕위에 여러 유리볼륨들이 요소들(figures)로서 구성되는 형상인 것이다(그림2,3).
그러나 그런 중에 건물 우측으로 뻗은 가벽은 의아스럽다. 입체 형상의 최소단위인 메스에서 면(layer)적 개념인 벽이 붙여지거나 연장됨은, 요소들의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 난센스처럼 보인다(그림3).
내부 공간은 관리와 전시영역에 의해 좌, 우로 나눠진다. 즉, 중앙부의 계단실로 인해 두 덩어리로 분리된 메스는, 좌측으로는(지하1층까지 포함해서) 사무실을 비롯한 관리영역으로, 우측으로는 일반 관람객 영역으로서 전시공간과 카페테리아, 자료실이 있다.
그림 4) 램프 전경 그러나 도립미술관의 외적인 요소들은 단일한 기능적인 볼륨에도 불구하고, 내부공간과 별개로서 단순히 입면에 덧붙여진 장식적인 부가물로 보인다. 홀과 관계가 모호한 타원형의 카페테리아도 그러하고, (당선안 대로라면)긴 경사로(ramp)도 산책로 같은 이동경로와 전시공간을 동시에 수용하려고 계획했지만, 길이에 비해 폭이 좁고 어두워서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기에는 불가능해보이고 산책로로서의 경로는 지루하기까지 느껴진다(그림4).그런 의미에서, 역설적이지만 외부의 형태적 요소는 내부공간에서 드러날 때 더 효과적이면서 비로소 공간적인 오브제가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건물 뒤편에 있는 조각공원과 내부의 관계이다. 입지설정이나 배치계획 단계에서부터 중요시되었던 조각공원은 레벨 때문에 3층에서 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건물 홀과 내부공간의 아무런 유도나 암시 없이 기능상 설정된 것처럼 보인다. 관람객의 시선과 움직임은 광장을 거쳐 미술관에 들어와서 홀에서 힘없이 흩어진다. 홀에 서면, 좌측으로는 계단과 우측에 램프가 있지만, 광장에서 시작된 긴장감은 막혀진 대리석 벽면과 함께 공간적 방향성을 잃어버린다.따라서 경남도립미술관에 온 관람객의 시퀀스 종착지는 마땅히 건물을 관통해서 도시축의 연장으로서 조각공원이 되어야 한다.
그림 5) 수평성을 강조한 커튼월 : 600×2400 프레임모듈은 외부보다 내부에서 더 효과적이다. 03. 모듈 그리고 철골과 대리석(module and steel frame, marble)
외부에서 수평을 강조하기 위한 커튼월의 600×2400 모듈은 사실 내부에서 보면 오히려 내부에서 외부를 향하는 시선에 의해 조작된 모듈인 듯 하다. 홀에 면하는 커튼월은 2층에서 자연스럽게 시야가 도시로 향하게끔 도와주는데, 그때 커튼월 모듈은 풍경을 재단하는 역할을 한다. 600×2400의 모듈은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그러했듯이 도시의 원경을 위한 모듈이고, 동시에 홀 전체를 덮는 커튼월의 넓은 면을 600×2400 단위로 모자이크로 재구성한다. 따라서 2층에서 내려다보이는 것은 창원의 일상적인 도시풍경인 동시에, 600×2400 모듈로 새롭게 구성되는 창원의 또 다른 도시이미지이다.(그림5,6)
그림 6) 커튼월 디테일
그림 7) 카페테리아
그림 8) 2층에서 본 커튼월 프레임과 홀 전경 경남도립미술관의 내부 마감과 디테일은 간단하지만 수려한 시공성을 보여준다. 재료의 측면에서 외부는 화강석과 유리의 의한 효과라면, 반면 내부는 대리석과 철골과 커튼월의 효과이다. 전자의 대비의 효과와는 다르게, 철재와 천연대리석은 보는 이로 하여금 묘한 정서적인 안정감을 준다(그림8). 이 정서적인 안정감은 시각적이라기보다는 흰색의 철골프레임과 깔끔하게 마감된 대리석으로 인한 ‘촉각적인 경험’라고 할 수 있다. 내부공간의 이러한 경험과 효과는 설계자가 애초에 의도한 건축적 긴장감을 다소 반감시킬 수 있으나, 반대로 관람객이 미술관을 부유하면서 관람하게 하는 아우라(aura)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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